"잘 부탁드립니다!" 이론과 실제는 엄연히 다르다. 시미즈가 야치에게 준 노트는 유용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르며 상황은 바뀌고 또 바뀌는 것이다. "엔노시타 선배, 지갑 괜찮으세요?" 아침 연습을 하러 체육관에 가는 길에 엔노시타와 마주친 야치가 장난 반 걱정 반으로 물었다. 엔노시타는 전날 배구부에 ...
"잘 부탁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와무라와 스가와라, 시미즈는 손을 흔들며 멀어졌다. 엔노시타는 작아져가는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위장이 꼬였는지 방금 먹은 밥이 뱃속에서 이리 비틀리고 저리 비틀리는 것 같았다. . 꿈같던 봄고는 꿈처럼 끝나고 3학년들은 영영 배구부를 떠났다. 카라스노를 전국까지 이끈 주장 사와무라, 부...
- 잘 자. 나는 야치에게 서운했던가? -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나중에, 시합 마치고 얘기하자... 야치를 의심했던가? 아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일, 말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 미안. 그래서 불안하다. . "주장!" 시합 내내 뛰느라 땀에 흠뻑 ...
사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함께 벚꽃 구경을 갔다. 그때 처음 손을 잡았다. 누가 먼저 손을 잡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거의 동시에 잡았던 것 같다. 악수할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타인의 맨살에 닿는 것, 살과 뼈와 피로 이루어진 타인의 삶에 닿는 것, 따뜻하고 벅차고 짜릿했다. 주위 풍경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고 머리카락을 간질이는 바람과 쿠니미가...
엄청 쬐끄맣고 머리가 노란색인 여자애. 엄청 쬐끄맣고 머리가 노란색인 여자애. 졸업식날 우시지마 선배와 일이 있었다는 사람의 특징. 텐도 선배가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고시키가 엿본 이상으로 캐내지는 못했다. 우시지마 선배는 뜻 모를 말만 한두 마디 툭툭 던지고 나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날 잠깐 화제가 된 해프닝이었고 ...
"와카토시가 늦네." 세미가 투덜거렸다. "그러게. 와카토시가 사토리보다 늦다니 별일이야." "내가 뭘!" 시라토리자와 학원 고등부 졸업식 날이었다. 배구부 사람들끼리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체육관 쪽에서 모이기로 했었다. 세미가 가장 일찍부터 와서 기다렸고, 오오히라가 여유롭게 시간을 맞추어 왔고, 야마가타는 헐레벌떡 달려와 간신히 시간을 지켰고, 마지막으...
키가 10cm만 더 자라면 좋겠다. 아니, 10cm는 '만'이 아니지. 그러면 5cm만이라도 더 자라면 좋겠다. 아니, 5cm도 '만이라도'가 아니지. 키가 조금만 더, 사람들이 나를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 데까지만이라도 컸으면 좋겠다. .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또래보다 키가 훌쩍 커서 키대로 줄을 서면 뒤에서 순위를 다투었다. 그러다 4학년 때 친구들보...
- 2018년 1월 20일은 하이큐 28권을 구매하면 주었던 달력 기준 <야치 히토카의 날>입니다. - 오늘부로 제가 야치른 연성을 꼭 25개 했습니다. (반오십개!) - 포스타입 저의 블로그(haikyuuyachirn.postype.com) 구독자가 20명을 돌파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트위터 저의 야치른 계정(@duckdeokdukdo...
네가 몸을 뒤채는 기색에 잠에서 깬다. 눈을 감은 채로도 네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너는 잠시 나를 등지고 몸을 웅크렸다가 이내 내 쪽으로 방향을 튼다. 눈을 뜬다. 역시 너는 내 쪽으로 돌아누워 있다. 감긴 눈꺼풀 끝에 가지런히 늘어선 연갈색 속눈썹을 건드리자 너도 눈을 뜬다. 눈을 마주치고도 우리는 웃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볼 수 있...
"케이, 어서 와!" 히토카의 집에 오는 것은 몇 달만이다. 며칠 동안 외주에 시달리는 중일 텐데도 여느 때처럼 구석구석 깨끗하다. 주변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으면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그랬었다. "앞으로 20분 정도면 끝날 것 같아. 뭐 마실래?" "아냐. 금방 나갈 건데 뭐." 부엌 쪽으로 가려던 히토카가 도로 이쪽으로 오더니 폭 안겨온다. 지금까지...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른다. 어디서 흘러왔나를 돌아보면 그 처음은 안개처럼 앉은 망각에 묻혀 있다. 어디로 흘러갈까를 내다보아도 그 끝은 베일처럼 드리운 불안에 가려져 있다. 오직 알고 있는 것은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른다는 것. 오직 그것만을 알 수 있다. 흐르고 또 흐르는 시간의 길을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몸부림쳐도 결국에는 시간이 흐...
"야치, 어디 가?" 다음날 3회전, 네코마와의 시합, 쓰레기장의 결전을 앞두고 감독 및 코치와의 회의를 마친 뒤 숙소로 돌아오던 사와무라의 눈에 막 숙소를 나서는 야치의 자그마한 모습이 들어왔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려고요." 야치가 짐짓 밝게 웃으며 답했다. 그러나 침착한 표정과는 반대로 허둥대는 손놀림과 헛도는 발놀림이 돋보였다. 사람 파악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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