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마가 히토카를 처음 본 것은 10여 년 전 후쿠로다니 학원 그룹의 여름방학 배구부 장기 합숙에서였다. 카라스노 배구부에 갓 입부한 매니저로 합숙에 참여한 야치 히토카는 뭇 학교 여러 배구부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밤에 잠들기 전 숙소에서 우글우글 둘러앉아 시덥잖은 진실게임을 할 때 관심이 가는 매니저가 누구냐는 질문에 히토카는 몇 번이고 이름을 올렸다....
"...승부가 하고 싶어." 벚꽃이 꽃망울을 가득 머금은 봄 도쿄의 어느 이자카야에서였다. 쿠로오는 여느 때와 다른 켄마의 말에 피식 웃었다. 어떤 의미의 웃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쿠로오의 웃음은 늘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가 드디어 세상에 진출할 때가 되었구나.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무슨 말이야?" 쿠로오는 잔에 남은 맥주를...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른다. 2학년이 되어 맞이하는 인터하이는 작년 전국에 진출했던 기억과 맞물려 한층 고양된 설렘으로 다가왔다. 다만 올해부터는 우시지마 선배가 안 계신다는 것, 그 우시지마 와카토시 없이 시라토리자와가 얼마나 그 아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화젯거리였다. 바꿔 말하면 고시키가 우시지마의 뒤를 이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라고도 할 수 있었다...
빡! 빡! 빡! 긴장이 감도는 침묵 속에 유일하게 울려퍼지는 소리. 뺨이 얼얼하고, 고개가 휙 틀어지고, 눈앞에 별들이 반짝인다. 연속 세 대 오른쪽으로 싸대기를 맞았다. "츠토무는 로드워크 한 바퀴 더 뛰고 연습 마쳐라." 와시죠 감독은 뒤도 안 돌아보고 체육관에서 나가버렸다. 입부한 지 얼마 안 된 1학년들은 잔뜩 겁을 먹은 채 굳어 있었고, 고시키의 ...
미야기 현 1학년 배구 강화 합숙 마지막날. 히나타와 함께 쿠니미를 졸졸 따라다니던 코가네가와가 마침내 쿠니미에게 말을 붙였다. "쿠니미, 궁금한 게 있어!" 그거 꼭 물어봐야만 해? 라는 표정으로 쿠니미가 올려다보았지만 코가네가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최대한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갈 수 있다면 그렇게 가는 게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어쩔 거야?" 개학 첫날부터 어김없이 배구부 연습을 꽉꽉 채워 마친 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카와니시는 시라부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했다. "고민 중이야. 집에 전화했더니 무조건 쓰라고 난리가 났지." "좋은 기회잖아. 뭘 망설여?" "센터 시험 봐야 하잖아. 1월까지 공부하기 귀찮-" 시라부의 한심하다는 표정에 카와니시는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입을...
후쿠로다니학원 그룹 합숙 사흘째 밤. 하루종일 이어지는 연습시합과 자율연습을 마친 뒤 뒷정리까지 하고 나면 밤 열한 시는 가볍게 넘긴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마음이 답답하니 잠은 도통 오지 않았다. 한참을 뒤척이던 야치는 결국 자정 즈음 주섬주섬 겉옷을 챙겨입고 숙소를 나섰다. 뜨겁게 내리쬐던 뙤약볕은 간데없고 산들바람이 뺨과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지...
"아오바죠사이가 드디어 전국에 진출하는구나." 인터하이 현 예선 결승전을 마치고 카와니시가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이었다. 코트 위에서가 아니라 객석에서였다. 시라토리자와가 현 예선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거의 유례없는 일이었다.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힌 우시지마 와카토시의 졸업 후 시라토리자와의 전력이 현저히 낮아진 것은 뼈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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